갑을관계를 이용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중형 피하기 어려워

최근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가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온 여성을 호프집과 집으로 유인해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하는 등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 있었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2심과 대법원은 채용 전이라 할지라도 채용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추행한 것으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는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이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간음, 즉 성관계에 이른 경우 형법에 의하여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업무’는 사적업무와 공적업무를 불문하고, ‘고용’이라는 것은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를 말한다. ‘그 밖의 관계’는 사실상 보호감독을 받는 관계로서, 그 원인은 불문한다. ‘위력’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을 말하는데,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고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법원은 위력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고, 최근에는 성범죄 판단에 있어서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신체적 접촉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가 인정될 수 있으므로 진술에 있어 더욱 신중하여야 한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성욕을 자극, 흥분, 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 의미 없이 피해자의 어깨를 주무르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필요 이상으로 반복되었다면 그 행동 자체로 충분히 성적인 의미를 가지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추행에 해당하므로 처벌될 수 있다.
최근 유명 정치인들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의혹이 잇따르면서 갑을 관계에서의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게 되면 형사처벌 외에도 성범죄 보안처분,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함께 문제되므로, 수사 초기부터 성범죄 사건 경험이 풍부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