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으로 억울하게 고소당한 남성 입장에서는 신속하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사건을 무마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무고죄로 역고소를 하여 끝까지 다투는 것이 좋을지 항상 고민이 되게 마련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치열하게 진실을 다투는 것 보다는 같은 비용을 합의금으로 지급하고 신속하게 사건을 마무리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자신이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고소인 여성은 반드시 무고죄로 처벌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A씨는 지난해 갑자기 직장 동료인 여성 B씨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경찰과 검찰에 불려 다니며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A씨는 자신의 결백함을 밝히는 것보다는 신속하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사건을 마무리 짓는 방안을 선택하였으나, B씨가 합의를 거부하고 합의 시도를 위 A씨가 보냈던 문자메시지들을 증거로 제출하는 바람에 억울하게 유죄판결을 받아야만 했다.

A씨와 유사한 입장이었던 C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되었고, 자신을 고소한 여성을 무고죄로 역고소하였으나, 법원은 여성의 무고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

강제추행 혐의를 받게 되면 사건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에 곧바로 상대방과 합의를 시도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상대방과 합의를 시도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추후 강제추행 혐의를 벗어나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이와 같은 목적이 없거나 피해사실을 과장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고소를 당한 사람이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고 고소인에게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성추행 고소 사건에서 정해진 공식은 없으며 합의를 해서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할지, 무고로 역고소하여 정식으로 대응할지는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중대한 결정에 해당하므로, 성추행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혼자서 대처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